1. Gov3.0: 미래 전자정부 개념정립과 추진전략 모색
황종성(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기술은 정부의 구조와 기능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등장은 정부의
모습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완전히 구분짓게 만들었다. 전자정부의 등장이 그것이다. 인터넷
이전의 정부는 비효율과 불친절을 숙명처럼 안고 있었다. 정부처럼 거대한 관료조직이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수많은 국민의 요구를 일일이 들어주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국민들은 정부의 획일적인 일처리에 맞춰 사는 것을 당연시
하였다. 하지만 인터넷은 이 모든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전자정부는 정부도 얼마든지
시민중심적이면서 동시에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전자정부는 1990년대초 처음 등장한 이후 계속 진화해 왔다. 정보기술이 발전하고, 정보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의 능력이 높아지고, 사회 전반의 인식과 기대수준이 변하는 것에 따라
전자정부의 성능도 향상되었다. 그래서 전자정부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 Gov1.0과 Gov2.0을
구분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Gov1.0은 정부가 독자적으로 만드는 전자정부인 반면, Gov2.0은
시민이 참여하여 시민과 함께 만드는 전자정부라고 이해할 수 있다. 1 Gov2.0의 등장을 계기로
정부와 시민의 관계가 일방적 관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양방향의 협치 관계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Gov2.0이 전자정부의 종착점은 아니다. 최근 일련의 변화는 전자정부가 좀더
지능적이고 성과지향적으로 성장할 것임을 시사한다. 기술 환경을 보면, 빅 데이터, 공간정보,
인공지능 같은 스마트 기술이 발전하여 기존의 전자정부가 감히 도전하지 못하던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 사회적으로도 정부혁신에 대한 기대수준이 아주 높아져 지금보다 더
혁신적으로 기능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정부가 필요하게 되었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비롯하여 사회의 고령화, 자원의 고갈, 개도국의 부상 등 세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러한 변화를 전자정부가 실현하기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2
미래의 전자정부는 현재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세계 IT산업계에서는 ‘스마트
정부’(smart government)라는 용어를 일찍이 사용했다.3 한국에서는 2012년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Gov3.0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미래 전자정부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변화를 수반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래
전자정부가 기존 전자정부와 비교하여 어떤 질적 차별성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핵심성공요인, 추진전략, 우선추진과제 등등 미래 전자정부의 구현방법도
1
호주 정부 2.0 태스크포스. 2011. 참여와 소통의 정부 2.0; Tim O’Reilly. 2009. “Gov 2.0: It’s All About The
Platform.” TechCrunch. http://techcrunch.com/2009/09/04/gov20itsallabouttheplatform/.
2
Government of the Future Center. 2011. Driving Public Entrepreneurship : Government as a Catalyst for
Innovation and Growth in Europe.
http://www.accenture.com/SiteCollectionDocuments/PDF/Accenture_2011_GoTFC_ResearchDriving_Public
_Entrepreneurship.pdf#zoom=50.
3
Andrea Di Maio. 2010. “The Five Dimensions of Smart Government.” Gartner.
1
2.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 글은 한국이 구축하고자 하는 Gov3.0의 대안적 개념과 추진전략을
따져보고 이를 통해 미래 전자정부의 발전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Gov3.0 등장배경
전자정부 : 개선에서 변혁으로
미국의 조직이론가 러셀 액코프(Russell L. Ackoff)는 개선(reformation)과
변혁(transformation)을 구분한다. 개선이란 시스템이 목표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수단을 바꾸는
것이고, 변혁이란 시스템이 추구하는 목표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4 그는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5 가 ‘올바로 일하는 것'(doing things right)과 ‘올바른 일을 하는 것'(doing the right
things)을 구분한 것을 자신의 개념과 연결시킨다. ‘올바로 일하는 것'은 수단과 과정에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개선에 해당하고,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은 목표와 결과에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변혁에 해당한다고 한다.
개선은 목표달성 과정에 부딪히게 되는 문제점과 걸림돌들을 제거함으로써 조직과 시스템의
성과를 제고한다. 하지만 그 조직의 목표설정이 잘못될 경우 개선 노력은 오히려 결과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액코프는 이 점을 아주 희화적으로 표현한다. “잘못된 일을 올바로
수행하는 것 보다 올바른 일을 잘못 수행하는 것이 더 낫다.”(it is better to do the right thing
wrong than the wrong thing right)6 그만큼 목표설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선은 목표의
옳고 그름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한다. 그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수단과
절차의 최적화에 주력할 뿐이다.
그동안 전자정부는 ‘정부를 개선’(reform government)하는데 주력해 왔다. 정부의 정책방향을
올바로 이끄는 것 보다 주어진 정책목표를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달성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많은 경우 전자정부의 비전도 매우 기능적으로 정의되었다. 예컨대 전자정부가
최고도로 발전하면 모든 정보시스템들이 종적, 횡적으로 연계되어 완전한 원스탑 서비스가
구현된다는 것이다.7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민의 입장이나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입장에서
이것은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전자정부가 행정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는데 기여하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8
하지만 전자정부 추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 성과나 국민들이 가지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미국의 홍보기업 Edelman이 주요 국가의 신뢰도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 정부의 신뢰도는 2007년 27%로 추락했다가 이후 상승하여 2010년 47%까지
4
Russell L. Ackoff. 2004. “Transforming the Systems Movement”.
http://www.acasa.upenn.edu/RLAConfPaper.pdf, p.1.
5
Peter F. Drucker. 1993. The Effective Executive. New York: Harper.
6
Russell L. Ackoff. 2004. p.2.
7
Karen Layne and Jungwoo Lee. 2001. “Developing fully functional Egovernment: A four stage model,”
Government Information Quarterly 18, 122136.
8
Caroline J. Tolbert and Karen Mossberger. 2006. “The Effects of EGovernment on Trust and Confidence in
Government,”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May/June.
2
4. 이외에 대안이 없다... 고용의 중심은 육체적(manual), 행정적(clerical)
노동자에서 명령통제(commandandcontrol)를 거부하는 지식 노동자로
빠르게 옮아간다....
첨단기술이 점점 더 보편화될수록 우리는 분석과 진단(혹은 정보)에 더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가 만들어낸 데이터의 늪에 빠져버릴
위험성이 있다"12
정보기술: 스마트 시대의 도래
최근 정보기술은 또 한번의 괄목할만한 발전을 성취하였다. 소위 스마트 시대의 도래가
그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를 원용하면, 스마트 기술은 “인간적으로 혹은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기술"13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달리 말해 인간이 직접 통제하지 않아도
컴퓨터와 사물들이 인간이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 시대의 도래로 인해
전자정부도 크나큰 도약의 기회를 맞이 하게 되었다. 정부라고 하는 거대한 조직이 스스로
생각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의 진화, 정보처리능력의
고도화, 스마트조직의 등장은 차세대 전자정부의 등장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첫째 스마트 시대에는 데이터가 질적,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데이터의 양적 폭발은
이미 시작되어 세계 IT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14 엄청나게 늘어난 데이터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 것인가가 IT산업의 최대 화두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데이터의 진화에서 더
중요한 것은 질적 성장이다. 한마디로 데이터들이 현실세계를 더욱 더 정교하게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데이터가 수집되는 분야가 급속히 늘어나고, 데이터간의 공간적, 시간적 간격도
매우 좁아져 데이터가 현실세계를 그려내는 해상도가 하루가 다르게 정밀해 지고 있다. 현실을
거의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고품질의 데이터 환경을 ‘고현실 데이터'(high reality data)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보편화되면 현실세계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정부의 능력도
획기적으로 강화된다.
하지만 데이터의 진화는 자동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과거 스토리지 가격의 하락과 스마트폰
보급이 데이터의 양적 폭발을 가능케 하였듯이, 데이터의 진화를 촉진하려면 그에 맞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데이터 수집체계의 고도화다. 현재 인터넷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는 사물중에서 실제 인터넷에 연결된 비율은 0.6%에 불과하다고 한다.15 현실을 정교하게
반영하는 고현실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종 센서는 물론 공장설비, 자동차, 가전제품 등
다종다양한 사물들이 더 많이 인터넷에 연결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데이터의 자유로운
유통과 공유가 가능한 오픈 플랫폼의 구축도 데이터 진화의 전제조건이 된다. 현재 SNS를
이용해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이유는 Facebook이나 Twitter가 오픈 플랫폼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정부의 공공데이터는 물론이고 민간의 주요 데이터들이 오픈 플랫폼을
12
Peter F. Drucker. 1988. “The Coming of the New Organization,” Harvard Business Review.
13
Stuart Russell and Peter Norvig. 2010. Artificial Intelligence: A Modern Approach. Prentice Hall.
14
The Economist. 2010. “Data, data, everywhere : A special report on managing information.” Feb. 27.
15
Joseph Bradley, Joel Barbier, and Doug Handler. 2013. “White Paper: Embracing the Internet of
Everything To Capture Your Share of $14.4 Trillion.”
http://www.staticcisco.com/assets/sol/dc/whitepaper_embracing_everything.pdf.
4
5. 적용할 때, 비로서 정부의 정책분석에 필요한 충분한 규모의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 진다.
둘째 정보처리능력도 최근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데이터
분석은 거대 조직에서만 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16 1980년대 후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고리즘 기반의 자동화된 주식거래가 금융산업에 도입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들어
WalMart가 재고와 판매관리에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데이터 분석을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졌지만, 이것은 모두 거대 기업에 한정된 일이었다. 엄청난 비용과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6년 오픈소스 데이터 분석도구인 Hadoop의 등장은
“데이터 분석에서 일종의 빅뱅을 가져왔다.”17 이제는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처리능력의 고도화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전자정부의 지능화를 촉진한다. 첫째는 ‘파생
데이터’(derivative data) 혹은 ‘파생 정보'의 창출을 통한 의사결정지원이다. 파생 데이터는 기존
데이터들을 재해석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데이터를 의미한다.18 파생 데이터는 한편으로 아직
데이터 수집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분야의 데이터를 채워주거나, 아니면 사람들의 감정 등
일차적으로 들어나지 않는 데이터를 추론하는데 쓰인다. 이를 통해 정부는 정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보다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다. 둘째 빅데이터 분석기법의 발전으로
전자정부가 상황을 인지하는 시간과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19 실시간 정보처리능력은
전자정부로 하여금 ‘올바른 시간'(at the right time)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한다. 경우에
따라 상황발생 이전의 예방적 대응도 가능해졌다. 셋째 연관관계(correlation) 혹은
인과관계(causation) 분석기법의 발전은 정부의 문제해결능력과 예측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20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스마트 시대의 정부는 현실세계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정책연구 실험실로 삼아 최선의 정책을 연구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시대가 전자정부의 미래와 관련하여 의미를 가지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조직 자체가 높은 학습능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조직이 지능화된다는 의미에서 이런 조직을
‘스마트 조직’(smart organization)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조직은 1990년대 초 등장한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과 유사한 의미를 갖는다. 조직이 내외부의 상황변화를 항상
인지하고 그 해법을 개발하며 조직을 끊임없이 변혁하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21 하지만
학습조직에서 학습능력을 갖는 것은 조직의 구성원, 즉 사람인 반면, 스마트 조직에서는 정부와
같은 조직 자체가 스스로의 알고리즘(algorithm)을 가지고 스스로 학습하여 판단능력을
높여간다.22
16
Ashlee Vance. 2011. “Data Analytics: Crunching the Future,” Bloomberg Businessweek, September 08;
The Economist. 2010. “Data, data, everywhere : A special report on managing information.”
17
Ashlee Vance. 2011. “Data Analytics: Crunching the Future.”
18
Luciano Floridi. 2010. Information: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University Press, p. 31.
19
Mark A. Beyer and Douglas Laney. 2012. “The Importance of ‘Big Data’ : A Definition.” Gartner.
20
데이터 분석기법의 발전단계에 대해서는 Douglas Laney and Lisa Kart. 2012. “Emerging Role of the Data
Scientist and the Art of Data Science.” Gartner. 참조
21
Wikipedia. “Learning Organization.” http://en.wikipedia.org/wiki/Learning_organization; David A. Garvin,
Amy C. Edmondson, and Francesca Gino. 2008. “Is Yours a Learning Organization?,” Harvard Business
Review, March.
22
엄밀히 말해 스마트 조직의 학습은 인공지능에서 말하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의미하지만,
학습의 단위 혹은 Agent가 개별 시스템이 아니라 조직이라는 점에서 스마트 조직의 독자적인 학습능력을
5
7. 목표 프로세스 혁신 거번넌스 혁신 정책 혁신
(howtodo internal) (howtodo external) (whattodo)
특징 업무자동화, 온라인화 열린정부, 민관협력 지식조직, 과학적 정책
기술 인터넷 기술 소셜 기술 (web2.0) 스마트 기술
핵심자원 application web & app data
첫째 “올바른 일"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기존 전자정부는 주어진 일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Gov3.0은 정부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지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미 민간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보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25 Business Intelligence 기법이 그것이다. 반면 정부 정책은
고도의 복잡성과 측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과학적인 방법론의 적용이 지연되었다. 하지만
Gov3.0은 최근의 데이터 확산과 분석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사실기반’(factbased), ‘데이터
주도'(datadriven) 정책결정을 가능케 할 것이다.26
둘째 Gov3.0은 스마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다. 달리 말해 데이터 분석기술과 인공지능기술을
폭넓게 사용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전자정부 혹은 Gov1.0은 인터넷 기술에 주로 의존하여
발전하였다. 정부업무의 자동화 및 온라인화가 주된 목표였던 만큼 각종
응용서비스(application)가 전자정부의 중심을 채웠다.27 Gov2.0의 경우에는 web 2.0이 핵심
기술로 부상하였다.28 스마트폰의 발전과 더불어 Facebook, Twitter 같은 소셜 미디어들이
시민중심의 전자정부를 가능케 하였다. 정부는 공공데이터를 대폭 개방함으로써 직접적인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역할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Gov3.0은 분석과
추론을 기반기술로 한다. 최선의 정책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혹은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Gov3.0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선의 대안을 추론해 낸다.
셋째 Gov3.0은 기존 전자정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전자정부의 외연을 확장하는
개념이다. Gov1.0과 Gov2.0은 모두 정부의 기능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Gov1.0은 정부 내부 업무프로세스와 외부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선하였고, Gov2.0은 정부와
시민사회의 관계를 혁신했다. Gov3.0이 등장했다고 해서 기존 전자정부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발전과 서비스 고도화에 발맞춰 Gov1.0과 Gov2.0이 끊임없이
고도화되어야 한다. 예컨대 Gov1.0은 공유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기술환경을 적극
수용해야 하고, Gov2.0은 소셜 미디어 확대, 시민개발자(citizen developer) 양성 등
민간기술과의 접목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29 따라서 Gov3.0 구축전략은 Gov1.0과 Gov2.0 등
25
Dan Sommer and James Richardson. 2012. “HighTech Tuesday Webinar: BI and Analytics Market
Trends, 2020 Vision.” Gartner.
26
Rick Howard. 2012. “Hype Cycle for Smart Government, 2012.” Gartner.
27
Dan Sommer and James Richardson. 2012. “HighTech Tuesday Webinar: BI and Analytics Market
Trends, 2020 Vision.”
28
Tim O’Reilly. 2009. “Gov 2.0: It’s All About The Platform.” TechCrunch; Andrea Di Maio. 2009.
“Government 2.0: Gartner Definition.” Gartner.
29
Rick Howard. 2012. “Hype Cycle for Smart Government, 2012.”
7
9.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기 보다 기존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다.
데이터 관리비용이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33 따라서 Gov3.0 초기단계에는 공공 데이터 공동활용과 데이터 융합을
통해 파생데이터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게 된다. 이와 병행하여 정부는 소셜 데이터 등 외부
데이터의 활용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BI를 추진하는 해외기업의 경우 2012년 기준으로
외부데이터 비중이 31%에 이르고 증가세도 매우 빠르다는 분석이 있다. 34 마찬가지로 정부도
자체 데이터만으로 정책결정을 뒷받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민간의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Gov3.0은 현실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러내는 ‘고현실 데이터'(high reality
data)를 구축하여 정책결정의 질을 높인다. 한편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무궁무진한 데이터를
“의미있게" 연결하는 시맨틱웹(semantic web)을 통해,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스마트 기기와
각종 센서들을 통해 현실세계를 정밀하게 재구성하게 된다. 이미 linked data 프로젝트,
operational technology 프로젝트 등 고현실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35 하지만 ‘고현실 데이터'의 획득은 Gov3.0 전략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는 아주 방대한
작업이다. 스마트 시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등 대규모 스마트 프로젝트가 함께
추진되어야 비로서 실현가능한 비전이다.
Gov3.0은 정책의 적시성도 보장한다. 시간 요소와 관련하여 Gov3.0이 정책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두 측면에서이다. 하나는 시의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세계가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정부가 가진 데이터와 지식은 금세 시의성을 상실할 수 있다. 36 Gov3.0은 현실세계 변화에 맞춰
정부 데이터와 정책방향을 계속 재조정함으로써 올바른 정책이 구사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다른 하나는 정책대응의 신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각종 정책현안에 대해 정부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첫째 상황정보가 정부에 도달하는 데, 즉 피드백 타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둘째 대응방법을 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Gov3.0은 센서와
스마트 기기를 통해 피드백 정보를 실시간 획득하고,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최적의 대응방법을
자동적으로 선택함으로써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
서비스 측면에서 Gov3.0은 지식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식서비스는 유용한 지식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용자들이 이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37 전통적으로
정부는 행정서비스를 주로 제공해 왔다. 정부 혹은 공무원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유용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이를 직접 서비스하지 않았다. 예컨대 인허가 업무에서 정부는 민원인의 신청을
행정적으로 처리하면 소임을 다 하는 것이었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업종이 성공가능성이
높은지 컨설팅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Gov3.0은 행정서비스 못지 않게
지식서비스를 중요하게 제공한다. 정부가 보유한 각종 데이터와 정보를 적극 가공하여
33
David S.H. Rosenthal, Daniel C. Rosenthal, and Ethan L. Miller. 2012. “The Economics of LongTerm
Digital Storage.” http://www.lockss.org/locksswp/wpcontent/uploads/2012/09/unesco2012.pdf.
34
Dan Sommer and James Richardson. 2012. “HighTech Tuesday Webinar: BI and Analytics Market
Trends, 2020 Vision.”
35
Rick Howard. 2012. “Hype Cycle for Smart Government, 2012.”
36
Laurence Prusak. 1997. Knowledge in Organization. ButterworthHeinemann.
37
Wikipedia. “Knowledge Market.”
9
12. 때문에 정부신뢰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Gov3.0이 정부신뢰를 높이는 것은 주로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하나는 정책성과의
개선이다. 이미 정부는 적지 않은 정책실패를 초래하고 있다. 국책사업 수요예측 등 타당성
분석을 잘못하기도 하고 정책현안을 적기에 파악하지 못해서 문제를 키우기도 한다. Gov3.0은
일차적으로 정부 정책에 필요한 다종다양한 데이터가 적기에 제공될 수 있도록 국가 데이터
기반을 정비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이를 활용하여 정책의 전체 순환주기에서 성과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정책실패의 위험성을 낮춰간다. 현재 세계시장에서는 데이터 분석기법이
주요 산업에서 낭비요인 제거 등을 통해 최소 1%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7
이를 기계적으로 한국 정부에 적용하면 연간 3.5조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Gov3.0이 정부신뢰를 높이는 또다른 방법은 국민 개개인에 대한 배려를 통해서다. 정부신뢰는
정부가 효과적으로 운용되거나 윤리적 기준을 따를 때 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특수이익을
배려할 때도 높아진다고 한다.48 하지만 기존 전자정부에서 국민 개개인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국민 개개인에 대해 정부가 확보한 정보가 아주
기본적이고 피상적이었을 뿐 아니라 개인별 정책 니즈를 분석할 능력도 없었다. 이에 비해
Gov3.0은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화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개인 수준에서 수없이
많은 정책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다. 더욱이 개인정보가 없는 경우에도 상황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특정 상황에 처한 국민 개개인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도 있다.
둘째 Gov3.0은 국민통합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수반한다. 한국은 OECD 국가중에서
갈등수준이 4번째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사회갈등이 심한 축에 속한다.49 지역갈등,
노사갈등, 세대갈등 등 거의 모든 사회관계에서 심각한 갈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 정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관리하는 공공갈등만 해도 90여개에 이른다. 갈등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 정보 비공개와 정보부족, 소통부재,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 등 정책정보의 왜곡된 흐름이 주요 원인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50 여기에
전자정부를 비롯한 정보기술의 발전은 잘못된 정보의 확산과 대립집단간 정보소통의 단절을
부추김으로써 오히려 한국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51
Gov3.0은 합리적 토론과 타협에 필요한 정보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사회갈등을 완화하는데
기여한다. 우선 Gov3.0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고 이를 민간과 공유하는 등
정부 전체가 하나의 데이터 정보센터 역할을 한다. 정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자체 조달하는
단계를 넘어 민간이 필요로 하는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을 정부의 역할로 수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민간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데이터들도 서로 공유될 수 있도록 국가 데이터 기반을
47
이것을 “power of 1 percent”라 부른다. Peter C. Evans and Marco Annunziata. 2012. Industrial Internet:
Pushing the Boundaries of Minds and Machines. http://www.ge.com/docs/chapters/Industrial_Internet.pdf.
48
Craig W. Thomas. 1998. “Maintaining and Restoring Public Trust in Government Agencies and Their
Employees.” p. 171.
49
삼성경제연구소. 2009. 한국의 사회갈등과 경제적 비용.
50
이혜인. 2012. “증거기반정부(EBG)관점에서의 합리적 갈등관리,” 한국행정학회 하계학술대회; 임동진.
2011. “공공갈등관리의 실태 및 갈등해결 요인분석,” 한국행정학보, 제45권 제2호.
51
이원태, 김종길, 김희연. 2012. 디지털 사회갈등의 새로운 양상과 사회통합의 정책방향.
정보통신정책연구원.
12
19. 공공데이터 오픈플랫폼 개발
데이터의 공유와 분석을 위해서는 오픈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픈플랫폼은 두
가지 역할을 한다. 하나는 데이터에 대한 제3자의 접근권을 보장해 주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간 표준을 준수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내에 오픈플랫폼은 아주 제한된 형태로
존재한다. 공간정보유통체계(SDW)가 가장 대표적이다. 대부분 정책영역에서는 이종
시스템간 데이터를 공유∙유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터거래소 설치
데이터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것은 또 다른 과제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국가 전체를 커버하는 하나의 오픈플랫폼만 있으면 데이터 유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 유통은 기술적인 해법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비용, 유통 비용 등 많은 쟁점이 해소되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데이터 신뢰성과
프라이버시 보호 등 많은 이슈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적 역할을 위해
데이터거래소 설치가 바람직하다. 데이터거래소는 정부와 민간의 데이터 리스트를
제공하는 카달로그기능, 시스템간 연계를 성사시키는 중개기능, 시스템을 직접
연결시키는 허브기능,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정산기능, 데이터 신뢰도에 대한 검증기능
등을 수행해야 한다.
행정 알고리즘 시범사업
Gov3.0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알고리즘이다. 그동안 알고리즘은 시스템구축의
한 구성요소로 간주되었다. 별도의 알고리즘 개발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정부가 알고리즘의 역할과 기능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산업계 및
학계가 알고리즘 개발역량을 조기에 배양하도록 하기 위해 시범사업이 필요하다.
정부가 따라야 할 알고리즘 개발의 기본방향과 원칙, 개발경험 공유방법 등을 미리
정하고, 핵심분야를 선정하여 시범개발을 추진한 후, 그 결과와 경험을 정부와 산업계가
공유하는 것이다. 특히 시범사업은 민간의 관련 기술개발투자와 인력양성을 유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스마트시티 국가전략 개발
Gov3.0은 사회 전반의 스마트화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스마트시티를 국가 차원 혹은 도시 차원의 전략사업으로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스마트시티에 대한 종합계획을 조속히 확정하여 관련 시장 형성과 투자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 이 국가전략에는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중앙정부의 역할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방안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아울러 스마트시티의 공통 기반기술에
대한 대규모 기술개발 사업도 진행되어야 한다.
맺는말
Gov2.0은 플랫폼으로서의 정부를 표방한다. 하지만 정부는 결코 플랫폼이 아니다. 민간이
정부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좋은 서비스를 만들도록 플랫폼 기능을 부수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19
21. Elfrink, Wim. 2013. Global Impact of the Internet of Things. presented at The Internet of Things
World Forum 2013.
Evans, Peter C. and Annunziata, Marco. 2012. Industrial Internet: Pushing the Boundaries of
Minds and Machines. http://www.ge.com/docs/chapters/Industrial_Internet.pdf.
Floridi, Luciano. 2010. Information: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University Press.
Garvin, David A., Edmondson, Amy C., and Gino, Francesca. 2008. “Is Yours a Learning
Organization?,” Harvard Business Review, March.
Gilson, Christopher, Dunleavy, Patrick, and Tinker, Jane. Organizational Learning in Government
Sector Organizations: Literature Review. LSE Public Policy Group.
http://www2.lse.ac.uk/government/research/resgroups/LSEPublicPolicy/pdf/PPG_OrgL
earninginGovLit_review.pdf.
Government of the Future Center. 2011. Driving Public Entrepreneurship : Government as a
Catalyst for Innovation and Growth in Europe.
http://www.accenture.com/SiteCollectionDocuments/PDF/Accenture_2011_GoTFC_R
esearchDriving_Public_Entrepreneurship.pdf#zoom=50.
Howard, Rick. 2012. “Hype Cycle for Smart Government, 2012.” Gartner.
IBM. 2002. Optimization of information to improve decision making in government: The
information value chain way.
Laney, Douglas and Kart, Lisa. 2012. Emerging Role of the Data Scientist and the Art of Data
Science. Gartner.
Layne, Karen and Lee, Jungwoo. 2001. “Developing fully functional Egovernment: A four stage
model,” Government Information Quarterly 18.
Lessig, Lawrence. 1999. Code and Other Laws of Cyberspace. Back Books.
Maio, Andrea Di. 2009. “Government 2.0: Gartner Definition.” Gartner.
Maio, Andrea Di. 2010. “The Five Dimensions of Smart Government.” Gartner.
O’Reilly, Tim. 2009. “Gov 2.0: It’s All About The Platform.” TechCrunch.
http://techcrunch.com/2009/09/04/gov20itsallabouttheplatform/.
Prusak, Laurence. 1997. Knowledge in Organization. ButterworthHeinemann.
Rosenthal, David S.H., Rosenthal, Daniel C., and Miller, Ethan L. 2012. “The Economics of
LongTerm Digital Storage.”
http://www.lockss.org/locksswp/wpcontent/uploads/2012/09/unesco2012.pdf.
Russell, Stuart and Norvig, Peter. 2010. Artificial Intelligence: A Modern Approach. Prentice Hall.
Slavin, Kevin. 2011. How algorithms shape our world. TED.
http://www.ted.com/talks/kevin_slavin_how_algorithms_shape_our_world.html.
Sommer, Dan and Richardson, James. 2012. “HighTech Tuesday Webinar: BI and Analytics
Market Trends, 2020 Vision.” Gartner.
The Economist. 2010. “Data, data, everywhere : A special report on managing information.” Feb.
27.
Theriou, Nikolaos G., Aggelidis, Vassilis, and Theriou, Georgios N. 2009. “A Theoretical
Framework Contrasting the ResourceBased Perspective and the KnowledgeBased
View,” European Research Studies, Vol. XII, Issue 3.
Thomas, Craig W. 1998. “Maintaining and Restoring Public Trust in Government Agencies and
Their Employees,” Administration & Society, Vol. 30, No. 2, May.
21
22. Tolbert, Caroline J. and Mossberger, Karen. 2006. “The Effects of EGovernment on Trust and
Confidence in Government,”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May/June.
Vance, Ashlee. 2011. “Data Analytics: Crunching the Future,” Bloomberg Businessweek,
September 08.
White House. 2012. Digital Government: Building A 21st Century Platform to Better Serve the
American People.
http://www.whitehouse.gov/sites/default/files/omb/egov/digitalgovernment/digitalgover
nment.html.
Willinsky, John. 2006. “Access to Power,” Harvard International Review, Summer.
Zack, Michael H. 2003. “Rethinking the KnowledgeBased Organization,” Sloan Management
Review, Vol. 44, No. 4.
22